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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미국 증시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지 않으려면

by 치즈돈까스재테크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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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과 AMC 등 공매 비율이 높은 종목에서 레딧 발 로빈후더들의 매수 공세, 숏/감마 스퀴즈를 이끌어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을 때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포스팅 남겨 보려고 합니다. 

기관의 포지션이 노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전까지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행동으로 역 이용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일단 결집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지금처럼 증시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적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개별 종목에 대해서 펀더멘탈을 고려하지 않고 들어가는 모습은 헷지펀드들이 아니면 보기 힘들었으니까요. 

 

숏 포지션은 빌려오는 이자율이 있고 가격이 급등할수록 빌릴 수 있는 이자율도 비싸지게 됩니다. 너무나 매력적인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홀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빌려줄 유통 물량이 없기 때문에 주식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겠죠. 따라서 대량으로 주식을 차입할 때 선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선물은 당일 정산이기 때문에 포지션의 손실이 어느 정도를 벗어나게 되면 마진콜이 들어오게 됩니다. 헷지펀드들의 포지션이 주가 하락으로 배팅했으니 상승으로 인한 손실분을 메꿔 넣어야 숏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손실폭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옵션 매도자들은 감마 변동을 견디지 못하고 펀드들은 포지션 유지를 위한 추가 증거금 납부 부담이 너무 커졌습니다. 시나리오에 없던 시장 참여자들의 집단 매수로 인해서 말이죠. 그래서 멜빈캐피털을 비롯한 몇몇 회사들은 백기를 들었습니다. 포지션을 청산하고자 반대 포지션을 잡거나 숏 커버링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아직 공매 비율의 유의미한 하락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게임스탑과 AMC는 정상적인 밸류에이션에서 한참 이탈했습니다. 주가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그 어떤 설명도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숏 스퀴즈를 바라거나 눈먼돈을 뺏어가는 월가를 징벌하고자 참여했던 사람들은 시장의 광기에 취해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번 포스팅에서 다뤘던 내용입니다. 

2021/01/27 - [경제,증시/경제개념정리] - 숏 스퀴즈 (Short Squeez), 왜 쥐어짜? feat.GME

 

숏 스퀴즈 (Short Squeez), 왜 쥐어짜? feat.GME

우리나라에서 개인 투자자는 특정 요건을 만족하지 않는 이상,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만 수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 전문 투자자들은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도 차익을

today-stock.tistory.com

기관이나 세력, 헷지펀드와 개인이 다른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수장의 오더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행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금력의 차이는 로빈후더들의 신규 자금 유입으로 많이 해소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이 하나로 묶인 돈은 아닙니다. 목적이 모두 같은 것도 아니죠. 어떤 달콤한 말로 포장한다 하더라도 결국 숏 스퀴즈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들의 목적은 자본 소득 창출입니다.

마이클 버리가 매수했던 시기 비슷하게 이른 시기에 매수에 가담했다면 개인 투자자는 이미 몇백~몇천 %의 수익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기존 주주가 있을 수도 있고, 경영진과 사업 효율화를 기대하고 선취매했을 수도 있고 이후에 이슈를 보고 들어왔을 수도, 테슬라 CEO의 트위터를 보고 들어왔을 수도, 정말 외골수적인 마인드로 부패한 자본주의 엘리트 층에 대한 반발심으로 매수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열 국면을 넘어 광기로 비춰지기 시작하고 수익률은 이미 만족할 만큼을 넘어 탐욕이라 부를 만큼 높아져있는데 차익 실현을 하고 싶은 욕구가 들지 않을까요?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앞으로 그 회사가 벌어들일 수익의 현재 가치와는 상관 없이 투기적인 매수세로 버블이 끼어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신규 매입 자금이 하나의 목표와 누군가의 일목요연한 오더로 움직이는 헷지펀드나 기관이었다면 상대방이 죽어나갈 때까지 밀어붙일 것입니다.

 

결국 숏 포지션을 잡은 세력들은 포트폴리오에 있는 다른 자산을 처분해서라도 손실분을 만회하려 해야 할테니까요. 그러나 분산화되어 있는 개인들의 자금은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너무 오버밸류 되어 있기 때문에 큰 손 몇이 차익 실현하고 떠나는 순간 파티는 끝나고 급락할 운명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죠. 

 

공매도 비율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할 것입니다. 결국에 끝은 어떻게 될지 알고 있습니다: 2021년의 남해회사 혹은 튤립 버블이 될 것이라는 걸요. 

물론 기존에 숏 포지션을 잡았던 회사들은 포지션 비중을 줄여나갔을 것입니다. 동시에 평단가를 높여서 새로운 숏 포지션을 잡고 있을 겁니다. 거기에 개인과 기관도 숏 포지션을 잡고 있을 것입니다. 너무 고평가 되어 있으니, 로빈후더들이 전투에서 이길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자신들이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숏 스퀴즈가 나온다는 것이 주가 상승의 재료입니다. 여기서는 몇가지 시나리오를 잡을 수 있습니다. 

1. 숏 스퀴즈가 나오기 전에 대량으로 물량이 이탈하면서 차익 실현, 투매로 이어짐 

2. 숏 스퀴즈가 나와서 재료가 소멸 -> 차익 실현 후 급락

3. 숏 스퀴즈가 나온 이후 차익 실현 물량으로 잠깐 눌리지만 파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신규 자금이 유입 -> 고점 탈환 실패 이후 급락

 

뭐 결국에는 급락이네요. 주가는 장기 추세에서 약간 더 떨어졌다가 결국에는 회사 밸류에이션에 맞춰서 정상화될 것입니다. 어찌 되었건 숏 포지션을 매입 단가를 높여가며 담아두던 사람들은 전쟁에서 이기겠죠. 적당한 곳에서 차익 실현을 하거나 숏 스퀴즈가 나올 때 롱 포지션을 정리한 사람도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탐욕을 버리지 못한 콜옵션 매수자와 주식 롱포지션 들고 있는 사람들은, 혹은 끝까지 추매 하던 사람들, 마지막에 들어간 사람들은 정말 씁쓸할 것입니다. 전투에서 그렇게 많이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졌으니까요. 

주식 명언 중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곰도 돈을 벌고, 황소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축당한다" 

저는 이 말을 시나리오를 세우고 원칙에 따라 매매하는 사람들은 방향성이 어디를 향하건 돈을 벌겠지만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한다는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물론 그냥 예측일뿐입니다. 시장과 주식의 단기적 방향성이 어디로 향하는지 맞출 수 있다면 저는 월가에서 제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은 언제나 강조하듯 대응입니다. 대형 헷지 펀드사의 포트폴리오 내 다른 주식들 매도세가 나오면서 전체 시장 주가가 흔들릴 수도 있으니 플랜 B 잘 짜두시기 바랍니다. 궁금함이 조금 해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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