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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경제개념정리

공매도는 왜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까

by 치즈돈까스재테크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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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공매도(Short-sale, Short)라는 단어 자체가 생경한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설명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공매도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투자자에게서 주식을 빌려오는 동시에 시장에 팔고, 추후에 다시 사서 빌렸던 투자자에게 갚는 행위입니다. 자신이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빌 공) 상황에서 주식을 판다(매도)고 해서 공매도라고 부릅니다. 


공매도의 활용

그럼 이런 행위를 왜 하는지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개인 투자자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한 경우에는 따로 주식을 대주(빌려서)해서 팔지 않는 이상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에만 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식을 사고- 가격이 오르고- 파는 행위를 통해서요. 

그러나 공매도를 통하면 주식의 가치가 하락했을 때도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주식을 빌리자마자 팔고- 가격이 내려가고 - 싼 값에 사서 다시 갚으면 빌린 시점의 주가와 하락한 주가의 차이가 차익이 되는 것이지요. 공매도에서 빌리는 것을 차입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공매의 수요에 따라서 차입 비용이 커지기도 하고 공매도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규제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공매도의 주체는 무조건 차입을 통해서 공매를 할 수 있고 이후에 다시 사서(숏커버) 갚아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을 차입하지 않고 공매하는 무차입 공매도가 2000년도 이후 금지되어 있습니다. 시장 교란의 리스크가 너무 높고 실제로 그랬던 전례도 있기 때문이죠. 이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보이는 규제입니다. 


공매도의 종류

따라서 우리나라는 시스템적으로 차입을 통한 공매도만이 허용이 되어 있습니다. 차입 공매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1. 대주 거래: 증권사에서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통상 빌리는 이자율이 비싸고 물량도 별로 없습니다. 실제로 공매가 매력적일 정도로 급등한 종목 같은 경우에는 빌려서 팔 주식 자체가 없습니다. 

 

2. 대차 거래: 증권사에서 투자 전문 인력에게 빌려주는 것입니다. 증권사 단위에서 빌려주지 못할 경우에는 기관에서 빌려올 수 있어 유동성이 풍부하고 기간이 깁니다. 아까 말한 개인 투자자 중에서 특수한 경우에 해당되는 50억 이상의 자산가는 전문투자자로 분류되어 대차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기관과 증권사, 혹은 50억 이산 자산가를 제외한 개미들은 불공평한 경쟁을 해야 합니다. 기회가 뻔히 보이는데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공매도의 단점

공매도는 나쁜 거 아냐? 그래서 개미들이 멈춰달라고 하고 정부도 동의한거잖아?

공매도가 일어나는 순간 물량이 어느 정도가 넘어가게 되면 주가는 상승에 제약이 걸립니다. 일단 공매도도 매도기 때문이죠. 또한 기관과 증권사는 자금력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급등한 종목에서 찍어 누르기는 너무나 쉽습니다. 공매도는 또한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도 합니다. 수급을 보고 공매도 잔량이 높은 종목을 들어가고 싶은 투자자는 없겠죠. 곧 주식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니까요. 공매를 미리 쳐놓고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도 생길 수 있고요. 


공매도의 순기능

그러나 공매도는 시장에서 적정한 가격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합니다. 고평가 되어 있는 종목은 펀더멘탈에 맞는 정도로 돌아오게 됩니다. 또 하락이 깊어지는 경우 공매도의 차익 실현(숏커버링)으로 인해서 하락의 폭이 무한정 깊어지는 것을 막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은 기관투자자들과 증권사,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 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메꿀 정도의 메리트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또한 시스템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차입 공매도'가 이루어진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얘기들입니다. 


공매도를 둘러싼 의혹들

기관/증권사/외국인의 매수와 매도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과 공매 거래량이 늘어남에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가 이루어지는 '무차입 공매도'가 이루어지지 않나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었지만, 금감원의 감사가 고강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설명에 딱히 반론을 제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2018년도에 공매도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반발을 키운 사건이 터졌습니다.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0/2018041002922.html

 

삼성증권에 화난 개미들 "공매도 폐지" 청원

삼성증권 배당 착오 사태로 드러난 '허술한 주식 매매 시스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공매도(空賣渡..

biz.chosun.com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증권사 직원들에게 배당으로 들어가야 할 자사주가 그 금액에 해당되는 만큼의 주식수만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자사주가 계좌에 꽂힌 것을 알게 된 임직원들은 곧바로 주식시장에 물량을 쏟아내었고 삼성증권 주식은 폭락하게 됩니다. 

신규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예탁결제원과 금융감독원의 결재가 필요합니다. 거래소까지 최종 승인을 거쳐서 물량이 유통되어야 하는데 증권사 직원의 실수로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고 '유령 주식'이 시장에 풀린 것입니다. 금액으로 따지자면 112조 원의 승인받지 않은 주식이 거래소에 풀렸고 이는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을 사기 충분한 사건이었습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가지는 의미

물론, 증권사 직원의 실수(fat finger)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는 사건이었지만 '유령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함의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1. 공매도나 풋옵션을 매수한 상황에서 유령 주식 유통으로 인한 가격 하락 유도 이후 차익 실현

2. 경쟁사에 대한 주가 하락 공격

3.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과 카르텔 조직 가능성

4. 개인 투자자들이 지금까지 입은 손실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본 손해일 수 있다는 점

5. 공론화되지 않았더라면 그냥 지나갔을 수도 있다는 점

등입니다. 


금융 시장 불신의 악영향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우게 되면 정상적인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통해서 자본을 조달하는 비용 자체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건전한 투자 시장의 판을 키우는 데에도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ESG 요소들이 각광받기 시작한 이유 또한 기업 내부의 컴플라이언스와 거버넌스 관리가 잘 되어 있다면 이런 식의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에도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매도 재개 이슈

3월에 재개될 것이라고 예정되어 있었던 공매도는 늘어난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 속에서 유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안 좋은 경제상황 속과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상승, 채권 시장의 매력도 저하로 주식 시장에 목숨을 걸고 있는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재개되고 시장이 하락하게 된다면 그 원성의 방향이 정부를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가지 이슈로 지지율에 타격을 받은 여당 또한 이해관계 속에서 공매도 재개를 막기 위해서 힘쓸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됩니다. 

m.mk.co.kr/news/stock/view/2021/01/33344/

 

"공매도 3월 재개"…금융위 논란 일축

금감원 내부 보고서 통해 "코스피 3300땐 과열" 분석 금감원 참고논문 "3년내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 40%"

www.mk.co.kr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공매도의 장점이라는 이데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 투자자가 기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유리한 쪽을 규제하거나 개인 투자자의 공매 투자 요건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또한 투명하고 강도 높은 감사로 삼성증권과 같이 금융 시장 전반에 대한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행위를 사전에 강력히 차단해야 합니다. 

오늘은 이만 여기서 글 줄이겠습니다. 질문이나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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