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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증시/주린이를 위한

적당히 똑똑해야 돈을 번다

by 치즈돈까스재테크 2023.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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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된다고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1초당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정해져 있다.

뇌가 직면하는 초당 평균 1,100만 bit의 정보 중 의식 단에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는 초당 320비트에 불과합니다.

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기에는 뇌의 캐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상황을 범주화 시키고 패턴화 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정확히 동일한 사건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각 이벤트의 특성 한 두가지를 보고 이벤트를 한 범주 내로 편입시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 사람은 외모가 뛰어나니까 인성도 좋을거야' 등이 이런 범주화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예전에 있었던 경험을 토대로 비슷한 느낌이 드는 상황이 오면 예전과 동일하게 결과가 도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패턴화에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이 금융 상품은 한 번도 손해를 발생시킨 적이 없으니 앞으로도 손해를 발생시키지 않을거야', '예전에 급등했던 종목이니까 이번에도 급등할 거야' 등이 패턴화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모든 정보를 다 고려하고 판단하지 못하도록 진화되어 왔기 때문에 실제로 판단을 내리기 전에 모든 요소를 다 고려하고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기본적인 인간들의 편향을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편향을 극복해야 하는 것인지 활용해야 하는 것인지는 취사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과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한 곳이 금융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움직이며 이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심리에 의해서 변동되는 요소들입니다. 어떤 요인이 이 상품을 원하게 하는지, 어떤 요인이 이 상품의 공급을 제한하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상품의 절대적인 적정 가격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특정 레인지 내에서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심리적 협상 지점이 존재할 뿐입니다. 따라서 이는, 처음 그 상품을 원했던 이유와 그 상품을 팔고자 했던 근본적인 이유가 내부적/ 외부적 충격에 의해서 변동되었을 때 가격 결정 구조 또한 변하게 되어 기존의 '적정 가격' 범위가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합의된 구간(range)'라는 표현은 한번 더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 가격을 결정하는 모델이 있고 그걸 수요/공급자 모두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투자자라면 그 모델을 구성하는 세부 모델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논리로 인해서 모델이 구성되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자산의 가격이 향후 벌어들일 모든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라고 가정하는 모델이 있다고 해봅시다. 그렇다고 해도 그 안에 들어가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벌어들일 돈은 매출이 있을 것이고 거기서 비용과 세금, 수수료 등을 제하고 난 이후에 이해관계자에게 분배하는 금액을 떼고 나서 자산 내로 다시 편입되는 현금을 추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산업 내의 지각 변동, 국가 경제, 금리, 원자재 가격, 인건비, 경쟁자의 출현, 세금 구조 변동, 새로운 자산 구입 등 불확실성이 너무 많이 존재합니다. 향후 들어올 현금흐름을 유사하게 추정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현재 가치로 할인해 올 할인율을 추정하는 것도, 무한급수의 마지막 증가율을 구하는 것(영구 성장률), 회사의 변동성과 재무구조 추정 등도 모두가 변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쓰는 근사치와 비교군이 있어서 편하게 그걸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라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합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투자자는 이 가격 결정 요인의 모든 요소와 논리를 일일히 다 분석해서 객관적인 가격을 구해내는 것보다는 그 흐름에 편승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철저하고 디테일하게 추정했다 하더라도 그 가격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면 헛수고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내가 그 과정을 처음부터 하나씩 추정하는 것보다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논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다 같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지표, 권위자의 말, 정책의 변화, 가격 결정 요인(이라고 다수가 믿고 있는) 들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각 지표들의 현재 수준이 어느 위치에 와 있고 과거에 이정도 위치에서는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또 그 때의 가격 흐름은 어땠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한정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상황을 몇가지 특성만을 이용해 단순화시키고 나누어서 결론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다 똑같이 행동한다면 가격은 방향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나중에는 오르거나 떨어진다는 이유만으로 더 오르거나 떨어지게 됩니다. 이 가격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당한 가격이라는 것은 허상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람들이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가격 결정 요인의 논리를 믿을 것이고, 수요와 공급의 심리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지게 될 것인지는 알아야 합니다. 편향을 이용하되, 나 또한 그 편향에 매몰되면 안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기업의 모든 것들을 하나씩 일일히 다 알고 분석하게 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 리서치 리포트를 읽고 검증하는 것이 개인이 하나씩 찾아 바닥부터 쌓아올리는 것보다 효율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제 분석을 보는 것이 아니라 리서치 리포트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도 집중해서 읽어야 할 정보는 따로 있습니다. 집중해야 할 정보는 결국 사람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몇줄입니다. 제가 기업 탐방을 다니며 관계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고 해서 회사가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그 회사가 가진 기술력을 모두 이해하거나 만원 단위까지 현금흐름을 추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추정값은 설정 변수에 굉장히 민감하고 3년 이상의 추정은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할 뿐이며, 이또한 정교하게 짜여진 모델에 한정됩니다.

기업의 정보를 너무 깊게 파면 일반투자자 혹은 기관 투자자 등 주요 수요자 및 공급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관점에서 벗어나 기술력 혹은 회사 그 자체에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제가 만들어낸 논리에 매몰되게 됩니다. 돈을 쓰는 사람(큰손)의 관점과 수준에서 먹힐만한 내러티브가 형성되었는지, 큰 돈의 흐름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과거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에 대비해 많은 수익을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공부는 정공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정보가 무엇이고 사람들이 무엇에 집중하는지, 종목이 어떤 뉴스에 반응하는지는 생각보다 빠르게 학습됩니다. 어려운 점은 산업의 생태계가 어떤 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어떤 기술을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안에서도 선도(하고 있다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믿는) 기업을 찾아내어 모멘텀을 강화시킬 시나리오를 미리 구상하는 것입니다.

적정 밸류에이션을 도출해 놓는 과정은 감정적으로 차분하고 일부 스마트머니 정도만 반응하는 기간에, 즉 다수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을 때 미리 산정해 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아 실제로 돈이 그 종목에 급하게 유출입 되며 변동성을 키워갈때, 해당 자산 가갹 수준이 과열됐는지 과매도 구간인지 파악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밸류에이션을 산정할 때 노이즈가 끼며 정확한 논리를 세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몇 번 과정을 거치고, 치열하게 모델을 세우고 그 안에 변수들을 추정하고 나의 논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몇번 반복한 이후에는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의 심리에 더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치열하게, 그리고 세심하게 분석하는 과정은 무조건 필요합니다. 그래야 남들이 주장하는 논리가 편향되었는지, 잘못된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는지, 부풀리지는 않았는지 파악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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